그리움이 담겨진 곳, 양재 시민의 숲 공원


인구 천만명이 모여살고 있는 서울은 어디를 가나 늘 사람들로 붐비고, 시끄럽고 복잡한 곳입니다. 적어도 우리들의 생각속의 서울은 늘 바쁜 일상들로 엮겨있는 바쁜 도시 입니다.


그런 서울에서 지하철을 하나 타고 내리면 만날 수 있는 곳에 '시민의 숲 공원' 이 있습니다. 역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분당선 시민의 숲(매헌) 역에는 우리들의 그리움을 담고 있는 숲과 공원이 있습니다.



지하철역을 바로 이웃하며 시민의 숲 입구를 만나게 됩니다. 겨울 날씨에 나무들은 모두 옷을 벗고 앙상한 가지들만 무성한 모습이지만, 워낙에 울창했던 숲은 그 앙상한 가지들만으로도 풍요로움을 잃지 않은 모습입니다.



하루여행을 함께 하세요!


오랫만에 화창한 (미세먼지도 없고, 기온마저 따뜻했던) 날씨라서 그런지 공원에 나와 산책과 운동을 하는 분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띕니다. 삼삼오오 모여다니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서 오랜만에 활기찬 기운을 얻어가게 됩니다.



양재 시민의 숲 입구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입니다. 생각보다 큰 규모와 윤봉길의사와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한 여러 사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기념관 오른쪽 편에 마련된 영상 상영관에서는 윤봉길의사에 대한 짧은 영상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영상 상영을 마치고 나면 해설사 선생님께서 추가 설명을 더 해 주시는데 부인과 자녀들이 있는 고향을 떠난 25세의 젊은이 윤봉길에 대한 이해와 존경심을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기념관 입구 왼쪽에는 유물전시실이 있습니다. 여러 전시물들 중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담아두게 된 전시물이 있습니다.



"丈夫出家生不還" 장부출사생불환, 장부가 뜻한바 있어 집을 떠나면 그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고향과 가족을 뒤로하며 다짐했을 한 어린 청년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기념관 밖 왼쪽에 마련된 윤봉길의사 동상 입니다. 불끈 쥔 주먹과 하늘을 향해 뻗은 다른 한손이 결연한 의지로 조국의 광복을 꿈꿨던 젊은 청년 윤봉길의 모습을 오늘의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나무와 풀들이 있지만, 도시의 숲공원은 깊은 산속의 숲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공원 구석구석 우리의 쉴곳과 우리의 필요를 채워줄 것들을 마련해 놓은 편리성, 그래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숲공원은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가까운 친구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맨발공원야외예식장, 그리고 숲속에서 즐길 수 있는 바비큐장까지, 양재 시민의 숲에 마련된 다양한 시설들 입니다.


그 중에서 궁금했던 야외예식장을 먼저 찾아봤습니다. 시민의 숲의 규모가 생각보다 넓어서인지 이정표를 따라 한참을 걸었는데도 어디가 야외예식장인지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는 야외 결혼식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싶어 찾아나섰지만 한참을 걸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야외결혼식장은 어디에 있었던 걸까요?



바비큐장은 시민의 숲 북쪽 양재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테니스장등 운동시설들 인근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동절기에는 운영을 하지 않고 3월 부터 11월까지 만 운영이 됩니다. 인터넷으로 신청을 할 수 있는데, 선착순으로 접수를 하기 때문에 '당첨' 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용요금은 무료!



맨발로 걸으면 건강에 좋다는 맨발공원을 지나 다시 매헌기념관 앞까지 안내소 옆에는 서울둘레길 인증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빨간 우체통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꼭 우체통을 닮았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스탬프를 찍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서울둘레길 코스를 살펴보니, 서울을 걸어서 한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루트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스별로 나눠서 걷다보면 정말 서울을 한바퀴 다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총 8코스 157km 거리 입니다.



양재 aT 센터를 왼쪽에 두고 작은 찻길을 건너서 걷다보면 유격백마부대 충혼탑이 나옵니다. 유격백마부대는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평안북도 지역의 청년들과 오산학교 학생들을 주축으로 조직된 민간 주도의 군부대 조직이었습니다. 군번과 계급도 없는 2600여명의 젊은 청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탑이 바로 유격백마부대 충혼탑 입니다.



멀리서 보면 'ㅅ 자' 형태로 보이는 이 곳은 대한항공 858기 희생자 위령탑 입니다. 1987년 북한공작원 '마유미' (김현희) 에 의해 자행되었던 항공기 테러 사건 입니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발생된 사건으로 항공기 탑승자 와 승무원등 115명의 아까운 생명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대한항공 희생자 위령탑 너머에는 삼풍백화점 희생자 위령탑이 있습니다. 멀쩡했던 백화점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려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던 사건이 바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였었죠.

제 개인적으로도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사고 이후 뉴스에서 한사람 한사람 생존자들을 구조를 해 낼때마다 안타까움과 기쁨의 환호가 교차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마치 선물 처럼, 도시속 한구석을 숲으로 내어준 이곳 시민의 숲 공원을 걸으면서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려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의 곁을 떠나면서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젊은 윤봉길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전장으로 뛰어든 무명용사들, 그저 시대의 아픔이었다고 치부해 버기리에는 너무 큰 희생을 치뤘던 분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쩌면 시민의 숲이 그렇게 울창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그리움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